구구단 외우는 법: 차분하게, 오래 남게

부엌 식탁에 카드와 주사위, 손으로 그린 표를 펼쳐 놓고 카드 놀이를 하며 웃는 어른과 아이 그림.
이 글의 내용
  1. 구구단을 ‘안다’는 건 어떤 상태일까요?
  2. 81칸 중 정말 어려운 건 몇 개일까요?
  3. 구구단 쉽게 외우기: 하루 5분 루틴
  4. 잘 안 외워지는 단에 쓸모 있는 요령
  5. 놀면서 외우는 구구단
  6. 구구단 시간 재기, 왜 역효과가 날까요?
  7. 구구단, 다 외우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8. 수학 앱은 구구단에 도움이 될까요?

한마디로: 구구단은 한 번에 조금씩 할수록 빨리 외워져요. 거의 매일 몇 분, 한 번에 몇 개만, 그리고 시간 재기 대신 놀이로요. 외울 양도 보기보다 적어요. 81칸 구구단표에서 정말 애써 외워야 하는 건 21개 정도예요. 나머지는 아이가 이미 아는 규칙과, 학교에서 소리 내어 외우는 쉬운 단에서 자연스럽게 따라와요.

저희는 어린아이를 위한 수학 앱을 만들면서, 아이가 손으로 쓴 답을 알아보는 기능을 다듬느라 많은 아이가 곱셈 문제를 푸는 모습을 지켜봐 왔어요. 구구단이 술술 나오게 된 아이는 대개 가장 오래 연습한 아이가 아니었어요. 짧게, 자주, 스톱워치를 든 어른 없이 연습한 아이들이었죠. 이 글은 그 방법을 정리한 거예요.

구구단을 ‘안다’는 건 어떤 상태일까요?

한국 아이들은 구구단을 노래하듯 외워요. “이일은 이, 이이는 사, 이삼은 육, 이사 팔….” 단의 처음부터 순서대로 외우기, 거꾸로 외우기, 그리고 순서를 섞어 물어봐도 답하기. 이 세 가지가 곧 구구단을 ‘아는’ 세 단계예요.

처음에는 “육칠은?” 하고 물으면 “육일은 육, 육이 십이…” 하며 6단을 처음부터 외워 내려가서야 “육칠 사십이”에 닿아요. 이것도 훌륭한 실력이고, 모든 아이가 여기서 시작해요. ‘안다’고 할 수 있는 건 순서를 섞어 물어도 “육칠” 하는 순간 1초 안팎으로 42가 나오는 상태예요. 학교에서 이걸 중요하게 여기는 데는 실용적인 이유가 있어요. 답이 바로 나오면 머리에 여유가 생겨서, 3학년 나눗셈이나 문장제 문제처럼 정말 생각해야 하는 일에 힘을 쓸 수 있거든요.

처음부터 외워 내려가던 아이가 답이 바로 나오는 단계로 가는 길은 다그침이 아니라 떠올리는 횟수예요. 표를 보고 읽는 대신 자기 머리에서 답을 꺼낼 때마다 그 구구단은 조금씩 더 단단해져요. “보여 주지 말고, 물어보기.” 아래에 소개하는 방법은 모두 이 한 가지에서 나와요.

81칸 중 정말 어려운 건 몇 개일까요?

구구단표는 외울 게 81개나 있는 것처럼 보여서, 책상 앞에 붙이기만 해도 마음이 무거워져요. 그런데 이미 아는 것으로 거저 얻는 칸을 하나씩 빼 보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빼는 칸남는 칸
구구단표 전체 (1단~9단)81
1단과 1을 곱하는 칸 (1을 곱하면 그대로)64
2단과 2를 곱하는 칸 (2씩 뛰어 세기와 같아요)49
5단과 5를 곱하는 칸 (5씩 뛰어 세기와 같아요)36
순서만 바뀐 것 (3×8과 8×3은 답이 같아요)21

남는 건 21개. 이게 외울 산의 전부예요. 3, 4, 6, 7, 8, 9단이 만나는 칸이고, 그중에서도 정말 잘 안 외워지는 건 6×7, 7×8, 8×8, 7×9, 8×9 근처에 몰려 있어요. 이 표는 아이와 꼭 같이 앉아서 보세요. “구구단표 대부분은 벌써 아는 거야”라는 한마디가, 새 구구단을 하나도 외우기 전에 아이의 마음가짐을 바꿔 놓아요.

다만 학교에서는 모든 단을 하나씩 외워서 익혀요. 21개라는 건 “나머지는 건너뛰어도 된다”가 아니라 “집에서 특히 시간을 들일 곳은 여기”라는 표시예요.

구구단 쉽게 외우기: 하루 5분 루틴

방법은 이게 전부예요. 5분쯤 걸리고, 아침밥 먹을 때나 차 안에서도 되고, 필요한 건 어른의 목소리뿐이에요.

  • 이번 주에 외울 3개를 정하세요. 한 단을 통째로가 아니라 딱 3개예요. 메모지에 적어 냉장고에 붙이고, 다음 주에 또 3개.
  • 보여 주지 말고, 물어보세요. 부드럽게 말로 묻고, 답은 머릿속에서 꺼내게 해요. 효과는 떠올리는 과정 자체에서 나와요. 표를 다시 읽는 건 그에 비하면 거의 남지 않아요.
  • 아는 것과 섞으세요. 새 구구단 하나에 이미 아는 것 두 개를 섞어 물어요. 맞히는 기쁨이 재미를 지켜 주고, 아는 것도 자꾸 다시 만나야 잊히지 않아요.
  • 막히면 만들어 보게 하세요. “육칠이 생각 안 나는데… 육육 삼십육에 6을 더하면 42.” 이건 꼼수가 아니라, 구구단이 원래 만들어지는 방식이에요.
  • 재미있을 때 멈추세요. 5분이면 끝이에요. 되도록 맞힌 문제로 마무리해요. 오늘 더 많이 하는 것보다 내일 한 번 더 하는 게 나아요.
아이가 냉장고 문에 “8×7=56”이라고 손으로 쓴 노란 메모지를 붙이고 있어요. 옆에는 그림과 달력이 붙어 있어요.
이번 주 구구단은 딱 3개. 메모지에 써서 냉장고에, 다음 주엔 또 3개.

학교나 반에 따라서는 구구단을 외워 와서 선생님 앞에서 단별로 확인을 받기도 해요. 그런 숙제가 있다면 그게 집 연습의 중심이에요. 이때 어른은 시험관이 아니라 들어 주는 사람이 되어 주세요. 막혀도 답을 바로 알려 주지 말고 몇 초 기다리고, 해내면 같이 기뻐해 주세요. 외우는 말투는 학교에서 배운 방식(“칠팔 오십육”처럼)에 맞춰 주면 아이가 헷갈리지 않아요. 몇 학년에 어떤 순서로 배우는지는 구구단은 몇 살부터 배울까?에 정리했어요.

잘 안 외워지는 단에 쓸모 있는 요령

구구단 요령은 여기저기 많지만, 보기에만 재미있는 것도 적지 않아요. 실제로 쓸모 있는 건 이런 것들이에요.

  • 9단은 손가락으로. 열 손가락을 다 펴고, 왼쪽부터 곱하는 수만큼 세어 그 손가락을 접어요. 9×4라면 왼쪽에서 네 번째 손가락이에요. 접은 손가락 왼쪽이 십의 자리(3), 오른쪽이 일의 자리(6)라서 36이에요. 9×1부터 9×9까지 모두 쓸 수 있어요.
  • 9단의 규칙. 9단의 답은 십의 자리와 일의 자리를 더하면 9가 돼요(18, 27, 36, 45…). 십의 자리는 곱하는 수보다 1 작고요. 아이들은 이 규칙을 스스로 찾아내는 걸 좋아해요.
  • 두 배로 이어 가기. 4단은 2단의 두 배, 8단은 4단의 두 배예요. 두 배를 할 줄 알면, 생각나지 않는 8단도 2단에서 두 번 두 배를 해서 차분히 찾아낼 수 있어요.
  • 같은 수끼리의 곱을 이정표로. 육육 삼십육, 칠칠 사십구, 팔팔 육십사는 구구단표 안의 이정표예요. 칠칠 사십구를 알면 까다로운 칠팔 오십육은 거기에 7만 더하면 돼요.
한 손은 다섯 손가락을 모두 펴고, 다른 손은 검지만 펴 보이며 손가락을 세는 여자아이.
9단 손가락 셈: 손가락 하나를 접고, 왼쪽은 십의 자리, 오른쪽은 일의 자리로 읽어요.

놀면서 외우는 구구단

트럼프 카드 한 벌과 주사위 두 개면 대부분 할 수 있어요. 모두 떠올리기 연습을 놀이로 바꾼 거예요.

  • 카드 구구단 대결. 트럼프 카드에서 그림 카드와 10을 빼고 나눠 가져요. 두 사람이 한 장씩 동시에 뒤집어, 두 수를 곱한 답을 먼저 말한 사람이 두 장을 가져가요. 실력 차이가 크면 어른은 6단~9단 문제만 답하는 식으로 핸디캡을 줘요.
  • 주사위 곱하기. 주사위 두 개를 굴려 나온 두 수를 곱하고, 번갈아 해요. 가장 큰 게 6×6이라 어려운 단으로 넘어가기 전 준비 운동으로 딱 좋아요.
  • 구구단 짝 맞추기. 카드 몇 장에는 식을, 다른 카드에는 답을 써서 엎어 놓고 짝을 찾아요. 카드를 같이 만드는 것만으로도 연습 한 번이 돼요.
  • 생활 속 구구단. 자동차 바퀴는 4개씩, 문어 다리는 8개씩, 한 손 손가락은 5개씩. 주차장에서 “저 차 세 대면 바퀴가 몇 개야?” 하고 묻는 것도 훌륭한 떠올리기 연습이에요.
  • 구구단 노래는 좋은 출발이에요. 노래로 외우면 순서대로는 잘 나와요. 다만 노래는 첫 단계라서, 섞어서 물어보는 연습을 꼭 함께 해 주세요.
  • 비교는 어제의 나와 하기. 외운 구구단에 스티커를 붙이며 어제보다 하나 더를 목표로 해요. 형제자매가 아니라 자기 자신과 비교하는 거예요. 스스로 느끼는 발전이 가장 오래가는 동기예요.
식탁에 펼친 카드 가운데서 곱셈식 카드와 답 카드를 맞추고 있는 남자아이.
식 카드와 답 카드. 짝을 찾는 동안 떠올리기 연습이 저절로 되풀이돼요.

구구단 시간 재기, 왜 역효과가 날까요?

시간을 재는 연습은 엄격해 보여서 효과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많은 아이에게 시계는 과제 자체를 바꿔 놓아요. 답을 떠올리는 대신 두려움과 씨름하게 되는 거예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의 수학 교육 연구 센터 youcubed는 “두려움 없는 유창성(Fluency Without Fear)” 같은 글에서, 시간 압박이 일부 아이의 수학 불안과 이어져 있고 구구단을 술술 떠올리는 힘은 경쟁이 아니라 이해하고 자주 쓰는 데서 자란다고 꾸준히 말해 왔어요.

이렇게 생각하면 쉬워요. 속도는 구구단을 잘 알게 된 결과이지, 외우는 방법이 아니에요. 집에서는 시간을 재지 말고, 카드는 아이가 직접 넘기게 하세요. 학교에서 구구단을 얼마나 빨리 외우는지 확인한다면 그건 선생님의 방식으로 존중하고, 집은 차분하게 균형을 잡아 주는 곳이면 돼요. “칠팔 오십육”에 3초가 걸려도 괜찮은 단 하나의 곳이요.

구구단, 다 외우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며칠이 아니라 몇 달이에요. 실패가 아니라 원래 그만큼 걸려요. 학교에서는 2학년 2학기 동안 2단부터 9단까지 모두 배우지만, 거기서 전부 자리 잡지는 않아요. 겨울방학 동안의 복습과 3학년 나눗셈에서 날마다 쓰면서 완전히 익히는 아이가 많아요. 하루 5분 루틴을 이어 가면 쉬운 단은 보통 몇 주 안에 안정되고, 어려운 21개는 한두 학기에 걸쳐 자리 잡아요. 중간에 잊어버리는 것도 당연한 과정이에요. 지난달에 외운 구구단이 빠져도, 다시 떠올릴 때마다 더 빨리 돌아와요. 잊었다가 다시 떠올리는 이 반복이 바로 외우는 과정이에요.

생각보다 오래 걸려도 하루 연습 시간을 늘리는 게 답인 경우는 드물어요. 한 번에 하는 양을 줄이고, 하는 날을 늘리고, 놀이를 늘려 보세요. 몇 달째 같은 몇 개에서 막혀 있거나 구구단 때문에 불안이 계속된다면, 반 전체를 보는 담임 선생님과 먼저 상의해 보세요.

수학 앱은 구구단에 도움이 될까요?

저희 앱 99 Math Animals(앱은 영어로 되어 있고, 한국어는 지원하지 않아요)가 가장 잘 돕는 건 외우기 전 단계예요. 사과가 3개씩 담긴 바구니 4개처럼, 같은 수씩 모인 묶음으로 곱셈을 보는 거예요. 이 그림이 머릿속에 있으면 구구단이 뜻 모를 숫자의 벽이 되지 않아요.

아이가 손가락으로 숫자를 써서 답하는 곱셈 문제도 있지만, 구구단 81칸을 차례로 훈련시키는 앱은 아니에요. 그리고 이 글에 쓴 방법은 모두 화면 없이 할 수 있어요. 연습용 앱을 비교하고 계신다면 저희 앱에도 일부러 깐깐하게 적용한 기준인 어린이 수학 앱 고르는 법을, 구구단의 바탕이 되는 수 놀이는 집에서 하는 숫자 놀이를 참고하세요.

부모님들이 자주 묻는 질문

구구단 다 외우는 데 얼마나 걸리나요?

하루 몇 분씩 연습하면 2단, 5단 같은 쉬운 단은 몇 주 안에 안정되고, 6단부터 9단은 한두 학기에 걸쳐 자리 잡는 게 보통이에요. 학교에서 구구단을 배우는 건 2학년 2학기지만, 완전히 익히는 건 그 뒤로도 이어져요. 몇 달에 걸쳐 조금씩 외워지는 게 정상 속도예요.

구구단이 안 외워지는 아이, 어떻게 도와줘야 하나요?

양을 줄이고 날을 늘리는 게 지름길이에요. 일주일에 새 구구단 3개를 아는 것과 섞어서, 표를 보여 주지 말고 말로 물어보세요. 잊어버리면 아는 구구단에서 만들어 보게 하고(육칠은 육육 삼십육에 6 더하기), 시간은 재지 마세요. 카드나 주사위 놀이도 떠올리기 연습이 돼요.

7단이 유난히 안 외워져요. 요령이 있나요?

7단은 많은 아이가 고생하는 단이에요. 그런데 7×1부터 7×6까지는 1단부터 6단에서 이미 만난 답이 순서만 바뀐 거예요. 정말 새로운 건 칠칠 사십구, 칠팔 오십육, 칠구 육십삼 세 개뿐이에요. 칠칠 사십구를 기준으로 삼아 7을 더해서 만드는 연습이 잘 통해요.

구구단 노래나 카드, 효과가 있나요?

네, 차분하게 쓰면 효과적이에요. 노래는 순서대로 외우는 첫 단계에 좋고, 카드는 섞어서 떠올리는 연습에 좋아요. 카드는 적은 장수로, 시간을 재지 말고, 뒤집기 전에 답을 말하게 하세요. 속도 경쟁이 되면 아이에 따라 불안이 커져서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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